어느 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컴퓨터를 켰습니다. 인터넷 검색이 한창일 때였습니다. 외계인의 비행접시처럼 화면 구석에 광고창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명품시계 할인이라는 시계전문 판매점으로부터 메시지가 온 것이지요. 보기만 해도 멋진 자태를 뽐내고, 세부적인 정교한 멋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왜 명품일까? 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큰맘 먹고 모아 놓은 용돈으로 구매 버턴을 클릭하는데 성공을 합니다.
며칠 뒤 상품이 도착했습니다. 택배 상자를 열자 시계 케이스가 멋진 모습으로 등장을 합니다. 그다음 설레는 마음으로 케이스를 여는 순간, 화려하게 등장하는 명품의 자태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셈세한 손길, 아름다운 문양, 어디 하나 흠잡을 때 없는 세련된 외출이었습니다. 명품의 자태에 마음이 쏠린 순간 내 마음에 한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야~ 이렇게 아름다운 걸 일하면서 어떻게 차고 다니지?"
나는 오랜 고민 끝에 평소 일하면서 차고 다닐 평범한 시계 하나를 골라 주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주문한 시계가 도착했고 시계의 케이스를 여는 순간 명품시계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주문한 시계 두 개를 놓고 한 참을 지켜보는데 이런 생각들이 찾아들었습니다. 사람도 명품처럼 보기에 심히 아름다운 존재가 있고, 그저 평범한 존재가 있다는 것에 나의 생각이 집중되었습니다. 나의 뇌리에 포착된 명품과 하품의 차이점은 이랬습니다.
명품시계의 특징은 조용합니다.
명품시계는 초침의 흐름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물 흐르듯이 굴러갑니다. 그러나 하품시계는 1초, 2초.... 뚜벅뚜벅 거칠게 지나갑니다.
명품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깊은 고통속에 자아가 깎이고 깎인 존재는 고집하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노자의 말처럼 물처럼 걸리지 않는 온유함을 장착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문제와 사건이 찾아와도 원망 불평이 아니라 감사의 제단을 쌓습니다. 허상의 집합체인 감정의 옷을 벗어던지고, 지금 그 순간이 주는 의미를 성장의 양식으로 맞이합니다.
명품시계의 특징은 찬란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명품시계는 장인의 손길이 숨 쉬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냥 보아도 디자인에 감동이 넘칩니다. 그러나 일반시계는 겉으로 드러나는 멋스러움을 느끼기에는 부족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모양 샙니다.
명품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초에 창조된 인간을 신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심히 아름다워라!". 물론 겉모습만을 보고 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몸과 마음이 보기에 아름다우면 금상첨화이겠지요. 평온하고 자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삶을 살아내는 것보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인생은 없습니다.
명품시계와 하품시계를 보면서 느낀 하루의 감동이었습니다. 만물의 주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인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찬란한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명품시계보다 더 귀하고 존귀한 존재인 우리들! 그러나 오늘날 세상에 비치는 우리들의 삶 속에 아름다움 인생을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존재들이 사는 세상의 미래가 밝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장인의 손길을 거쳐 제대로 만들어진 명품시계처럼, 심히 아름다운 존재로의 회복이 갈급한 시대입니다. 원래 우리는 명품 중의 명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