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면 누구나 부자가 누리는 삶을 부러워합니다. 부족함 없는 넉넉함으로 자녀들을 양육하기를 원합니다. 타인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베풀 수 있는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돈과 친해지려는 온갖 노력을 기울입니다. 어디 가면, 무엇을 하면, 누굴 만나면 등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돈을 손에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최선이 도가 지나쳐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이렇게 일확천금을 노리는 욕심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악용해 그 돈을 갈취하려는 사기꾼들이 판을 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설쳐대는 치졸한 세상이 되어 버린 겁니다.
돈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고, 관계가 박살 나고, 목숨이 오가는 타락의 끝자락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돈이 있으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돈이 없으면 피 죽도 못 먹은 사람처럼 풀어 죽어 살아갑니다. 돈의 유무에 의해 존재의 가치가 형성되는 너무나도 잘못된 삶의 현장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돈의 실체도 모른 체 말입니다.
우리가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가면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러 가지 물건을 한 손에 들고 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존재들도 돈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돈은 존재에게 유익한 것이 아니라, 독이 되어 존재를 삼켜버리게 됩니다.
자신이 준비하고 노력한 대가만큼의 돈이 아니라, 한 순간의 행운으로 취득하게 된 돈을 손에 거머쥔 사람들의 최후는 놀랍기만 합니다. 돈이 휘두르는 칼날을 무방비 상태에서 맞이하게 됩니다. 이런 비참한 사건들이 수시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미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돈을 실체를 알지 못한 채 중독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물을 담으려면 큰 그릇을 준비해야 합니다. 작은 그릇에 많은 물을 담으려는 것은 욕심입니다. 물이 넘쳐 옷이 젖고, 모든 모양새가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뒤처리를 해야 할 일들만 많아집니다. 돈도 인격이 있다고 합니다. 격에 맞아야 그 돈의 가치가 발휘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쏟아진 물처럼 내 주변의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말세의 징조는 조급함이라고 했습니다. 조급한 존재들은 무엇을 하려는데 우선순위를 둡니다. 일을 저지르고 봅니다. 하구재비가 넘쳐나는 세상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초석을 놓지 않고 집을 지으려는 의도와 같습니다.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너무나도 위험한 처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은 온전하게 펼쳐지지 못하고 실패와 좌절이라는 악순환의 터널에서 허덕이게 됩니다.
모든 것은 준비된 만큼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기 전에 무엇이 되어야 합니다. 교수를 하려면 인격과 지식을 겸비한 존재가 되어야 하고,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인격과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큰 부자가 되려면 먼저 큰 부자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완성되지 않은 그림이 갤러리에 전시되는 일은 없으며, 완성되지 않은 노래가 불려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분야든 준비가 되어야 등단할 수가 있습니다. 신은 준비된 자에게 진정한 축복을 선사합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내가 조급한 것이지, 신은 결코 조급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존재가 온전해지면 세상 임금인 돈도 말없이 다가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순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