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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꽃 중년'의 처방전은 연고를 바르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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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적온유함 2024. 7. 1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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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 속에 숨어 있는 아픔은 하늘만 압니다. 

왕년의 스타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아빠는 꽃중년'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더군다나 각별히 좋아한 스타의 삶을 지켜본다는 것은 눈을 떼기 힘든 상황입니다. 내가 좋아한 연기자요, 가수요, 뮤지컬배우인 안재욱의 등장은 나의 시선을 고정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안재욱이 자신의 힘든 내면을 토로하며 회복되기를 원하며 찾아간 곳은 정신의학과입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자신의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안타까움마저 들었습니다. 한참을 경청하던 의사의 처방전이 내려졌습니다. "짊어진 삶의 무게를 조금 더 내려놓는 훈련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것이 특별처방전? 틀린말은 아니었지만, 조금은 민망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이것은 배고파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맛있는 케익을 생각해 보면 배가 고프지 않을 거라는 답변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처방이라는 것은 지금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이 힘들 때 조금은 내려놓는 것이 좋다는 것은 유치원생들도 다 아는 수준입니다. 이런 것을 처방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냥 위로에 불과한 것이지요.

인간 안재욱은 열심을 다하는 최선의 사람이었습니다. 

스타 안재욱의 삶의 과정을 들으면서 생각난 것은 '무지한 열심'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구나! 자신의 삶을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으니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구나! 책임감이 대단한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인간적인 생각의 울타리에서 빗어진 것은 해결하지 못하는 고통덩어리였습니다. 

 

안재욱이라는 존재는 두 길 가운데 잘못된 길을 선택했습니다. 먼저 나의 존재가치를 바르게 세울 때 진정한 사랑의 향기가 가 흘러 온전한 섬김의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준비가 되지 않은 나 하나를 희생해서 다른 가족들을 섬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주인공을 많이 했던 안재욱이 몰랐던 것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바르게 서지 않고서는 드라마가 흥행할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의 존재를 바르게 정립시키는 것에 충실하지 못했던 결과 나로 인해 모두가 아파하게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외면했던 것이죠. 어찌 보면 지금 온전하지 못한 자신을 대면하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일지도 모릅니다. 

 

 삶의 힘든 여정에 대한 해석의 오류도 있습니다. 힘든 삶의 여정을 내 존재를 바르게 세워가는 시간으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안재욱은 힘든 여정을 이겨내는 것이 돈이라는 매개체와 직결되었고, 이것이 아니면 가족을 돌보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으며, 결국 모순된 삶의 연장선상에 지금 풀지 못하는 고통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승리한 나의 스타 안재욱을 보고싶습니다. 

세상이 보기에 안재욱은 완벽한 사람입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인물은 또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관점으로는 풀지 못하는 고통의 날개를 달고 운행 중입니다. 지금까지 지향해 온 가족만을 위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인간은 내려 놓으라 한다고 절대 내려놓지 않습니다.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삶의 현장을 맞닥뜨리거나 진리의 말씀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서게 될 때 비로소 내려놓게 됩니다. 

 

안재욱은 울어야 합니다. 지난날 답답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론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진정 자신의 존재를 소홀이 한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외면한 채 타인에게 마음을 쏟아부은 것이 얼마나 잘못된 선택인지 깨우쳐 울어야 합니다. 그리고 돌아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깊은 수렁 속에서 파국을 맞이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보다 존귀한 것은 세상에 없다는 진리 앞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회복된다면 새로운 날을 맞이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내가 바르게 서지 않으면 나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삐뚤어지게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나의 실체를 보게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웠는데 제가 왜 저런데..... 이런 말은 이제 하지 않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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