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낸다. 이런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 보기를 즐겨한다. 요즘은 영화관에 가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제공되는 영화를 접하기도 한다.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2021년에 N를 통해 방영된 나오미 왓슨주연의 '펭귄 블롬'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가족애와 인간승리와 귀한 인연에 대한 참으로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신의 절대 주권인 인연의 소중함에 대한 의미를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귀한 인연, 그러나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마는 인연. 그래서 더욱더 성숙되고 아름다운 존재로의 성장이 멈추어버리는 세대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인연의 소중함은 우리가 매 순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숙명 같은 과제다.
카약 선수 출신인 주인공 엄마역할을 맡은(나오미 왓슨)은 자녀들과의 여행 도중 척추에 손상을 입고 하반신 마비판정을 받게 된다. 병원에 있기를 거부하는 주인공을 위해 가정에 터를 잡고 아빠와 아이들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간다. 그러던 중, 큰 아들은 비오는 날 날지 못하고 한쪽에 웅크리고 있는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리고 온다. 가여운 한마리의 새를 가족들은 모두 반겨 맞이해 주었다. 그러나 자기 자신 하나 거느리지 못한다는 절망에 사로잡혀 있던 주인공은 가여운 새를 거부하고 만다. 그지만 아이들의 간곡한 부탁에 하루를 같이 보내게 된다. 그리고 까치의 이름을 '펭귄'이라고 부르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빠와 아이들이 모두 외출하고 까치와 주인공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까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예민한 주인공의 마음을 건드리는 울음소리까지 더하여 주인공의 마음을 자극한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까치는 조그마한 늪에 빠지는 곤경을 치르게 되고, 그 위기의 순간에 까치 펭귄을 구해주게 된 것은 바로 휠체어를 탄 주인공이다. 그 순간 주인공은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휠체어 신세를 진 채, 원망 불평의 넋두리만 쏟아내던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게 된다. 이후로 주인공과 까치 '펭귄'은 극도로 가까워져 간다. 위기의 순간에 인연의 아름다운 접접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면 자유를 만끽해야 할 까치지만 날지 못하는 신세에 처해 있는 까치와 바다위를 활보하던 주인공이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주인공과의 동병상련의 현실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아련함 마저 든다.
주인공과 가까워진 까치는 날개짓을날갯짓을 하며 하늘을 날기 위한 도전을 시도한다. 그리고 주인공도 카약에 도전하며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기 위해 새로운 삶으로의 도전을 단행한다. 결국, 까치는 주인공에게 자신의 화려한 날갯짓을 선물하며 주인공에게도 강력한 도전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 마음을 알았던 주인공은 이 한마디로 마음을 전한다. "고맙다" 주인공은 까치가 전한 도전의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고 세계 카약 선수권에 도전해 두 번의 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위엄을 달성하게 된다. 삶을 포기하려는 절대 절망의 시기에 나타난 까치 펭귄! 이 까치를 만나게 됨으로 자신의 처지를 확연히 보게 되고, 묶였던 마음을 풀게 되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여 승리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누구를 만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상대를 어떤 존재로 맞이하느냐가 중요하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맞지 않는 존재가 제공하는 메시지는 더 엄청난 것이다. 모든 인연은 나를 나 되게 하기 위한 신의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모난 존재, 즉 내 마음에 맞지 않는 존재가 나를 더 아름다운 존재로 빚어가는 하늘이 도구라는 사실에 눈을 뜬다면 이런 존재를 만나는 것보다 더 감사한 일은 없다는 것에 감명받게 된다. 이것을 친히 보여주신 분들이 성인들의 삶이요, 우리가 본받고 살아가야 한 덕목인 것이다. 영화 펭귄 블롬은 인연에 대한 소중한 메시지를 무한히 제공해 준다. 물론 모든 결정적 사건에는 두 관계에서 접점이라는 것이 형성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만히 내 자신과 주위를 둘러보자! 나를 더욱더 아름답게 빚어주기 위해 하늘이 준비해 둔 접점들이 천지에 늘렸었구나 하는 것을 느낄 것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까치와의 동행을 통하여 자신의 처지를 보게 되고, 새로운 삶,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것처럼, 우리는 내 곁에 다가온 모든 존재와의 인연을 통하여 나날이 새로운 존재로의 발돋움을 위해 도전의 날갯짓을 펼쳐야 한다. 인연의 주관자 되시는 그분의 뜻은 이런 동행을 통하여 언제나 아름다운 결말에 도달하게 되고, 열매의 기쁨을 맛보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우리들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