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방문이 유행이다. 장소를 불문하고 맛있다는 소문이 귀에 와닿는 순간 수소문에 들어간다. 휴대전화만 열면 소스는 지에 깔려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작동하여 마련해 놓은 맛을 탐미하기 위해 촉각을 세우고 물색에 들어간다. 이런 유행에서 뒤떨어지면 요즘 젊은 Z세대들과의 대화는 단절되고 만다. 그러나 이것은 정성을 들인 만큼의 만족이라는 감투를 쓰고 돌아온다. 그러나 종교집단이 깔아놓는 메뉴를 보면 민망하기 그지없어진다.
종교집단도 마찬가지다. 종교의 본질은 타락한 존재의 회복에 있다. 그러나 존재의 회복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달콤한 것을 찾는 존재의 본능을 자극하는 맛집이 되어가고 있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절대자를 중심에 두고, 머리를 조아리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맛집의 유행으로 종교집단이 세상의 중심이 된 지 오래다.
종교인들이 즐기는 맛집의 내용이 있다.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이다. 우리 00님은 뭐가 좋다. 우리 00은 뭐가 좋다. 문제를 가지고 오면 해결이 된다는 등 그 맛집에서 맛을 본 자들의 입소문은 주위를 휘감기 시작한다. 너나 할 것 없이 그 맛을 음미해 보기 위해 탐방이 시작된다. 진실된 사랑의 손길이 아니라 유혹의 손길로 시작된 집단생활은 나를 위한 수익형 집단이 되어간다.
말세에 가장 짙게 드러나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조급함에 의해 양산되는 현상들이다. 이것은 영원한 자신의 내면을 보지 못하고 세상의 썩어질 것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 존재들이 즐겨 찾아 맛보는 맛집요리가 조급함이라는 메뉴다. 누구보다 빨리 가야 하고, 누구보다 많이 가져야 하고, 누구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하는 다양한 메뉴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런 맛집이기에 마음이 도달하는 데는 수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으며, 이런 메뉴를 맛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
특히 대한민국은 어릴 적부터 조급함의 선두주자다. 모든 삶의 영역에 '빨리빨리'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삶에서 뒤 처져 있던 존재들을 재촉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던 단어다. 이런 습성들이 유전이 되어 조금이라도 빨리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있다. 실수다. 결국, 다시 해야 하는 반복을 통해 시간은 더 허비되고 만다. 되돌이표를 반복하며 사는 것이다.
종교집단도 그렇다. 빨리 성장해야하고, 빨리 해결해야 하고, 빨리 확장해야 하는 것에 몰입해 있다. 마치 자신이 절대자라도 된 것처럼 행동한다. 이렇게 죽지 않은 자아로 인해 양산된 것이 바로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교만의 모습들이다. 조급함은 모든 집단을 송두리째 무너지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어린양은 눈이 어둡다. 한치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한 순간에 추락의 위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양치기들이며, 양몰이 개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삶의 현장에서 양치기가 술 취하고, 오만하고, 자신의 유익만을 생각하고, 높은 자리만 탐하고 있다면 어린양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종교집단은 더 위험하다. 그렇지 않아도 거친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죽지 않은 지도자들이 이들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강력한 맛이 있는 메뉴를 등장시킨다. '복'이라는 인간이 가장 갈구하는 단어를 휘두른다.
알고 보면 이보다 어리석은 이론이 없다. 복은 달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복 받을 존재로 회복되었을 때 주어지는 선물이다. 우리는 항상 듣고 보게 된다. 로또 맞은 사람의 최후를 말이다. 존재가 돈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데, 돈에 뒤덮여 버렸으니 죽은 목숨이나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이런 과오를 저지른 지도자를 그냥 둘리 있겠는가? 하늘이 있다면....
우리는 수익형이 아니라, 회복형이 되어야 한다. 회복되면 수익은 저절로 되는 것이 절대 진리다. 모든 성인들의 한마디를 기억하자! "먼저 인간이 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