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신나게 보았던 미국 드라마 중에 '원더우먼'이 있습니다. 그 시대는 영웅 1세대의 시대입니다. 소모즈, 육백만 불의 사나이등 악이 난무한 세상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초대박 작품들이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1984 원더우먼'의 영화가 재구성되어 상영되고 있었다. 한 존재가 빠져 허덕이는 욕망의 굴레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그려내고 있었고, 이런 거대악의 무리들과 맞붙어서 정의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존재의 바른 성장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어린시절 부터 영웅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 불타는 욕망의 늪에 사로잡혀 최고의 여전사를 뽑는 대회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됩니다. 그렇지만 소녀의 부모는 결정적인 순간에 딸의 부정행위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실패의 아픔에 대한 교훈을 제공함으로 주인공에게 새로운 힘과 소망을 부여합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엄마의 말 "너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이것이 진실이다. 그리고 승리하지 못한 것은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라며 현실을 직시하게 합니다.엄마의 교훈은 계속됩니다. "마음의 진실을 알면서도 속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영웅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교훈은 끝이 납니다. 어릴 적 부터 이런 올바른 가르침 속에 자라난 원더우먼은 욕망과 갈취, 속임수로 가득 찬 세상을 응징해 나갑니다. 자신이 경험하고 배운 것을 토대로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는 내용이 마음을 흡족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왠지 씁쓸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의 시대는 존재의 회복을 통한 온전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나, 로또, 주식과 같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시대에 봉착해 있다는 것이 마음 한 구석을 허전하게 합니다. 자신이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채우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인생길을 걸어갑니다. 수단과 방법보다는 성공이라는 올가미에 걸린 삶의 표현들이 난무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식의 무게에 눌려 정신병에 걸린 존재들이 난무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말이 등장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앞으로는 소아과가 없어지고 정신병원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요즘에 우울증이나 불면증은 병도 아니야" 왜 이런 말을 하겠는가? 누구나 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된 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없습니다. 약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정녕 당연하다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자신의 올바르지 못한 의식의 유전이 자녀들을 정신병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는 것을 각인하지 못하는 부모들입니다. 잘못한 자녀에게 교훈의 회초리가 아니라 두둔함으로 더욱더 악의 갑옷으로 무장하게 합니다. 요즘 죄의식도 없이 막무가내로 설쳐대는 학생들을 보세요! 이 모든 것이 온전하지 못한 부모가 던진 부메랑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모습입니다.
진실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존재의 본질을 망각했다는 것이다. 존재의 본질을 망각했다는 것은 존재의 가치가 실종되었다는 것이며, 만물의 영장인 존재가 가치를 잃어버렸으니 세상이 쓰레기장이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내리사랑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덜된 만큼 자녀에게 유전이 됩니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지 않습니까? 준비도 되지 않은 존재, 준비되지 않은 부모. 진실의 위력을 무시하는 존재, 거짓을 조장하는 주범들이 설쳐대는 세상에 귀속된 존재들에게 밝은 미래는 결코 없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주어진 미래의 삶이 이런 설정 속에 전개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심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음을 돌이키는 온전한 존재로의 회복에 대한 경각심이 실종된 세상 속에 진정한 영웅은 어떤 존재인지 원더우먼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자녀의 문제는 부모로부터 시작된다는 절대진리에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그리고 우리가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녀의 문제로 속상해하지 마세요. 자녀의 모습은 어긋난 내 존재를 비춰주는 거울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나의 모순됨을 깨닫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을 기억하며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