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이 있습니다. 두 갈래 길이 펼쳐지면 여지없이 등장하는 푯대입니다. 푯대는 길을 잃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안내서와 같습니다. 절벽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거친 맹수가 등장할 수도 있는 길을 막아서는 안전장치가 푯대입니다. 이런 푯대로 인해 우리들은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으며, 즐거운 산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도 푯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이 가야 할 길에 푯대가 되신 예수입니다. 만유의 주가 되시는 분은 변하지 않습니다. 전지전능하심이 신의 명함이요, 영원불변이 신의 최고의 닉네임입니다. 영원한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왜 신이 필요하다고 여기시고 의지하시나요? '인간은 뒤틀린 목재'라고 칸트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서입니다. 불완전한 이성을 가진 존재이므로 실패와 좌절과 절망이라는 어둠의 숲에서 친숙하게 지냅니다. 그 길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며, 그 길에 접어들었다면 나올 수 있는 손길이 되어 주기 위해서 우리들에게는 푯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자제품을 사면 사용설명서가 반드시 동반됩니다. 사용설명서대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표기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고장이 발생할 수도 있고, 크나큰 불이익이 등 뒤에서 덮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원래 온전한 존재였습니다. 추락하는 절벽에서 건진바 된 존재로서 세상을 바라보면 인간과 절망은 결코 어울리지 않는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완전의 끝에서 답도 없고 길도 없는 존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절망이라는 어둠의 나락입니다. 이런 어리석음의 늪에 빠지지 말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푯대입니다. 길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이정표가 있는 것처럼, 영원한 생명적 존재인 우리들이 길을 잃어버리지 말라고 존재에게도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푯대 되시는 신의 출현이고, 성인의 등장입니다. 요즘 종교 해석에 많은 오류가 드러납니다. 노자가 푯대가 되는 유교, 부처가 푯대가 되는 불교, 예수가 푯대가 되는 기독교 이렇게 세워진 종교의 푯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는 종교인들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푯대는 아침마다 보게 되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거울을 보지 않으면 얼굴에 불청객들이 난입해 있기도 합니다. 그 불필요한 손님을 집으로 보내기 위해 거울을 봅니다. 마음속을 어지럽히는 여우들이 침입하기도 합니다. 그 여우들의 역할을 뭔지 알기 위해서 우리는 푯대를 바라보게 됩니다.
푯대는 불변합니다. 진리도 불변합니다. 이 불변함이 왜 반드시 있어야 합니까? 바로 불완전을 완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바른 길을 인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푯대이며 진리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왜 온전한 존재가 반드시 필요할까요?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마음을 돌이켜 온전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세상은 어둠의 농락거리가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정체성의 상실, 이보다 창조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영원한 것은 불변합니다.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가진 존재입니다. 더욱더 완전한 존재가 되기 위해 푯대를 보는 시간이 많아야 하고, 더 나아가 푯대와 하나 되는 영광의 자리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접하게 되는 문제와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푯대를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됩니다. 결국, 불완전한 이성을 가진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삶이 문제와 사건으로 인해 푯대와 하나 되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런 문제와 사건에 대한 진리를 바르게 해독하지 못하게 될 때, 우리들이 삶에 더 큰 오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문제를 통하여 온전한 푯대를 향하게 되고 그로인해 더욱더 온전한 존재, 영원히 불변하시는 신의 성품에 참여한 자가 됩니다. 이제는 문제와 사건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낮은 차원이 아니라, 나의 존재를 더욱더 온전하게 하는 신의 선물임에 미리 감사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들이 맞이하는 문제와 사건은 온전한 푯대를 향하게 되고, 우리들도 온전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둠이 장악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입니다.